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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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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완 - 조와(弔蛙) | 수필 작년 늦가을 이래로 새로운 기도터가 생겼었다. 층암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가느다란 폭포 밑에 작은 담(潭)을 형성한 곳에 평탄한 반석 하나가 담 속에 솟아나서 한 사람이 끓어앉아서 기도하기에는 천성의 성전(聖殿)이다. 이 반석에서 혹은 가늘게 혹은 크게 기구하며 또한 찬성하고 보면 전후좌우로 엉금엉금 기어오는 것은 담 속에서 암색에 적응하여 보호색을 이룬 개구리들이다. 산중에 대변사(大變事)나 생겼다는 표정으로 신래(新來)의 객에 접근하는 친구 와군(蛙君)들, 때로운 5, 6마리 때로는 7, 8마리. 늦은 가을도 지나서 담상에 엷은 얼음이 붙기 시작함에 따라서 와군들의 기동이 일부일(日復日) 완만하여지다가 나중에 두꺼운 얼음이 투명을 가리운 후로는 기도와 찬송의 음파가 저들의 이막(耳膜)에 닿는지 안 닿는..
동네를 거닐며 든 생각 집 뒷편엔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있다. 아침이 되면 아이들이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오후가 되면 아이들의 깔깔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해가 질 때쯤이면 유치원 창문에 환한 불빛이 비친다. 그리고 유치원를 건너가면 작은 놀이터가 있다. 저녁이 되면 놀이터는 밝은 가로등이 많지 않다보니 꽤나 운치있는 장소가 된다. 강아지와 산책하는 사람이나 학원을 마친 학생들, 주민들에게 작은 쉼터가 된다. 오늘 동네를 걷다보니 한적하고 운치있는 놀이터에 머물게 되면서 한가지 기도가 생각났다. [ 하나님, 당신은 우리 앞에 계시고, 내 옆에 계시며, 내 안에 계십니다. 그래서 우리 옆에, 내 앞에 있는 사람들이 예수님이고 우리 모두 안에 예수님이 계십니다. 따라서 우리가 서로 함부로 할 수 없음을, 충분히 사랑받을 존재임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