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석헌시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시 | 내 마음 다 팔았고나 - 함석헌 내 마음 다 팔았고나 내 마음 다 팔았고나! 다 팔아먹었고나! 아버지가 집에서 나올 때 채곡채곡 넣어주시며 잃지 말고 닦아내어 님 보거든 드리라 일러주시던 그 마음 이 세상 길거리에서 다 팔아먹었고나! 다 팔아먹고, 다 헤쳐먹고, 이젠 껍데기만 남았고나. 님 생각이 나는 오늘엔 바쳐야 할 그 맘은 없고 세상 풍파에 부대끼고 더러운 기록을 그린 이 껍질 밖에 없으니 무엇으로 님을 만나? 무슨 맘에 님을 찾나? 속았구나! 세상한테 속았구나! 그 사탕에 맘 팔고, 그 옷에 맘 팔고, 고운 듯 꾀는 눈에 뜨거운 맘 다 팔고 피리 소리 좋은 듯해 있는 맘 툭 털어주고 샀더니 속았구나, 속 없는 세상한테 속았구나! 해는 서산 위에 뉘엿이 눕고 내 몸은 피곤하고 저녁 바람은 가벼이 불 때 다 팔고 남은 내 맘의 껍질..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