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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데미안] : 나로 향하는 오솔길

'나는 왜 사는걸까?'

 

 열 한살일때 했던 질문이었다. 학원을 가는 길에 문득 질문이 내게 던져졌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다. 그 질문을 가지고 몇날 며칠을 계속 고민했었고 나만의 만족스러운 생각을 해낼 수 있었다. '엄마가 날 사랑하시니 내가 죽으면 무척 슬퍼하실꺼야. 그러니 엄마를 위해서 잘 살아야 하는구나' 라고.

 

 '진짜 나로 서기' 라는 책을 쓴 김문재 님은 JP모건에 입사에 누구나 원하는 탄탄대로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자신으로의 방향이 아님을 알고 돌아서서 우주관련 공부를 한후 NASA에 입사후 다시 RAND 연구소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다. 길의 추구, 오솔길의 암시다. 
일찍이 그 어떤. 사람도 완전히 자기 자신이 되어본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누구나 자기 자신이 되려고 노력한다.
...
더러는 위는 사람이고 아래는 물고기인 채로 남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모두가 인간이 되라고 기원하며 자연이 던진 돌인 것이다.
- ⌜데미안⌟ 서론 일부

 파타고니아의 창업자인 이본 쉬나드는 어려서부터 말썽쟁이였고 매일같이 자연속에서 살길 좋아했고 일을 하지않는다고 해서 잡혀간적도 있었다. 한국전쟁후 파병을 왔었도 한국인 친구들과 암벽등반을 즐겼고 제대후에도 그런삶을 살았다. 그에겐 자연이 자신의 집이나 마찬가지였고 암벽등반에 필요한 장비들이 요세미티의 암석모양을 어지럽히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환경적으로 오염이 안되는 장비들과 옷들을 개발할 수 있었고 그것이 사업으로 이어졌다.

 

 데미안은 누구에게나 오는 <나 자신을 찾아가는 길> 을 그려내고 있다. 헤세의 말대로 이 책은 공허와 허무의 내용이 가득하다. 그럼에도 이책이 중요한 이유는 누구나 피해갈수 없는 청년 시절의 아픈 방황임을 그려내고 있다고 엮자는 말한다.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더군요.
몸이 하나니 두 길을 다 가 볼 수는 없어
나는 서운한 마음으로 한참 서서
잣나무 숲 속으로 접어든 한쪽 길을
끝 간 데까지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또 하나의 길을 택했습니다. 먼저 길과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나은 듯도 했지요.
풀이 더 무성하고 사람을 부르는 듯했으니까요.
사람이 밟은 흔적은
먼저 길과 비슷하기는 했지만,

서리 내린 낙엽 위에는 아무 발자국도 없고
두 길은 그날 아침 똑같이 놓여 있었습니다.
아, 먼저 길은 다른 날 걸어보리라! 생각했지요.
인생 길이 한번 가면 어떤지 알고 있으니
다시 보기 어려우리라 여기면서도.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
나는 한숨 지으며 이야기하겠지요.
"두 갈래 길이 숲 속으로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라고

 <아무도 가지 않은 길>

 요즘 내게 가장 큰 스트레스는 '내일 어떻게 보낼까' 이다. 최근에 퇴사를 하고 몇개월을 놀았다. 그때만 해도 전 직장에서 했던 일들은 스트레스이자 내 몸이 상하자 어떤 일이든 과정이 재밌고 가치있는 일을 하자는 생각에 무턱대고 회사를 관뒀다. 그리고 사업을 하고자 이것저것 책도 읽고 알아보고자 했지만 처음으로 스스로 하는 일이 너무 어색하고 어려웠다. 사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여러 방향성이 완전히 달라지는것 같았다. 정확히 어떤 사업을 하겠다는 포지션을 잡기고 어려웠고 찾았다 싶어도 가능성이 별로 없어보였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사업 가능성에 대한 조언을 얻을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이를 비유로 치면 눈을 가리고 언 강을 넘어가는것 같았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것은 나자신에 대한 자신감이었다. 데미안에선 서론에 두 세계로 표현하고 있었는데 가족과 집이라는 세계 그리고 전혀 낯선 외부세계. 나에겐 이 가족과 집이 나의 정신을 괴롭히고 있었다. 갑자기 사업하겠다고 회사를 때려치고 집에 있으니 부모님 입장에선 철없는 아이로 보였음에 분명해보였다. 부모님은 내게 안정적이고 안정적인 삶을 살길바랬다. 하지만 난 죽어도 이게 싫었고 여행을 하고 싶었다. 즉, 삶의 여행. 그곳은 왠지 모험이 가득할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모험이 고독하고 힘든 일일 줄이야. 자신감은 나 자신을 이겼을때 얻을 수 있다고 했던가. 나는 몇번이나 나를 이겼을까. 

 

 

우리는 남들과 다르다는, 거역한다는, 비범한 것을 원한다는 남 모르고 만족을 가지고 있지. 이 만족 또한 버려야해. 그길을 완전히 가고자 한다면 말이야. - ⌜데미안⌟ <야곱의 싸움> 중

 

 그래서 이 책이 지금 내게 의미하는 바가 너무나 크다. 지금 내 얘기를 그려 넣은 것 같은 그런 이야기. 그렇지만 모두가 경험하는 그 순간들이기 때문에 독자는 말한다.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